사내에서
골든 티켓(Golden Ticket)이라고 부르고 있는 리크루팅 프로그램 덕분에 최근 많은 수의 면접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늘 오후, 지난 몇주간 면접을 했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가장 실망스러웠던 면접 결과가 화제로 떠올랐었습니다.
그는 블리자드의 비교적 초기 멤버 중의 하나로, 지금은 다른 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지금 블리자드에 근무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골든 티켓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하루 종일 진행된 면접을 당연하게도 수월하게 통과한 그는 마지막 사장 면접에서 현재 근무 중인 회사에서 개발중인 게임을 노트북에 담아와서 보여주는 실수를 했다고 합니다. 블리자드에서 함께 근무해서 서로 잘 아는 사이이기 때문에 편하게 생각을 하고 또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는 방법의 하나로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절대로 해서는 안될 짓입니다. 그 게임은 아직 개발 사실이 외부에 발표도 안된 것이었거든요. 그 때문에 능력은 대단히 아깝지만 결국 그 사람은 뽑지 않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는 이번 면접 대상자 중 한 명이었던 또다른 블리자드 출신의 개발자와 비교가 되어서 더욱 씁쓸했습니다. 이 친구(이 친구도 지금은 블리자드에 근무하고 있지 않습니다)는 면접 중에 자신의 경력을 설명하면서, 자신이 개발에 참여했던 게임들 중에서 아직 외부에 발표되지 않는 것은 "미발표 프로젝트"라고 이야기하더군요. 면접을 하는 사람들이 모두 그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알고 있고, 저희가 그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사실을 본인도 알고 있는데도 말이죠.
이 친구의 케이스는 좀 극단적이긴 합니다. 하지만, 회사를 옮길 때 전 직장의 비밀을 누설하지 않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법률에 저촉되는 일이기도 하지만, 스스로를 위해서도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회사를 옮기면서 전 직장의 비밀을 누설하는 사람이라면, 다음에 다른 회사를 가면서도 마찬가지 행동을 하지 않겠습니까? 정상적인 고용주라면 그런 사람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것을 부추기는 고용주가 있다면, 회사를 빨리 옮기는게 좋을 겁니다.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고용주겠습니까? 게다가 게임 업계는 대단히 좁습니다. 아직 신예라면 모르지만, 왠만큼 경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런 평판이 점점 큰 타격을 입히게 될겁니다.
너무 당연한 얘기를 구구절절 늘어놓았지만 "어느어느 회사의 어느 팀이 개발하던 것들을 그대로 들고 회사를 옮겼다더라 혹은 회사를 옮겨서 똑같은 게임을 만든다더라"는 류의 이야기가 생각보다 자주 들려오는 것을 보면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가 봅니다.
혹시라도 이 문제를 별거 아니라고 생각해 오셨다면, 한번 깊게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개인의 관점과, 회사의 관점 등 여러가지 방향으로요.